10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동안 열린 'Grand Mint Festival 2009(GMF 2009)'는 2007년부터 시작된 GMF의 세 번째 행사로, 드디어 저도 3년만에 GMF에 참가할 수 있게되었습니다. 24일 날씨도 좋은 토요일 11시 30분 경 일행들과 티켓팅 부스에서 만나 티켓딩, 팔찌 착용, 성인인증까지 마치고 '대망의 GMF'로의 여정이 시작되었죠. 하지만, 티켓팅부터 상당히 지체되고 더구나 팔찌를 티켓과 따로 배포해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던 점은 정말 아쉬웠습니다.
일행들을 기다리느라, 오프닝은 건너뛰고 벽 넘어로 간간히 들리는 '줄리아 하트'의 노래를 듣다가, 메인 스테이지인 'Mint Breeze Stage'가 아닌, 'Loving Forest Garden'으로 여정은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Alice in Neverland'가 저에게는 첫 번째 순서였죠. 동그란 무대를 가진 Loving Forest Garden은 Alice in Neverland를 위한 무대처럼 보였습니다. 비좁은 라이브 클럽의 무대와는 다른 동그란 무대는 악기 배치도 좋아 보였구요. 바이올린의 '조윤정'을을 중심으로 하여, 뒷 쪽으로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키보드 및 아코디언의 '최진경', 기타 '염승재', 베이스 '박진우', 드럼 '백선열'로 둘러싼 배치는 몰입감을 높여주었습니다. 이 밴드 음악의 바탕을 만드넨 네 명이 뒤쪽에 위치하고, 방점을 찍는 바이올린이 중앙에 위치하였기에 그런 효과가 나타났겠죠? 베이시스트 박진우의 착한 입담은 여전해서 수록곡들로 이야기를 만들어갔죠.
약 40분간 들려준 음악들은 공연 시간이나 곡 구성에서 '민트 페스타'의 셋리스트와 유사했습니다. 2집의 첫곡이자 축제(GMF)의 시작을 'Welcome to Festa'를 시작으로, GMF의 초대장과 같은 '바람을 타고 온 편지'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잠수부의 운명'은 제목에 담긴 사연이 궁금했었는데, 나름대로 슬픈(?) 사연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죠. 그리고 축제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Festa in Neverland'와 '토리의 춤'을 연이어 들을 수 있었죠. 하지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곡은 역시 탱고의 매력이 살아있는 '네버랜드 횡단열차'였습니다. 제목에서도 느껴지는 그 '질주 본능'은 경쾌한 바이올린 선율을 따라 상쾌하게 달렸습니다. 마지막은 아이리쉬의 절정 '집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첫 번째 앨범에 이어 성공적인 두 번째 앨범을 보여준 Alice in Neverland 조만간 또 단독 공연이 있나봅니다. 다음에는 꼭 단독 공연도 보도록 해야겠어요.
Alice in Neverland가 끝나고 드디어 메인 스테이지 'Mint Breeze Stage'로 이동했습니다. 이동중에 마침 Lasse Lindh의 마지막 곡 "C'mon through"가 흐르고 있더군요. 돗자리에 앉아서 본 메인 스테이지의 뮤지션들은 '오지은'과 'Sweet Pea(스위트피)'였습니다. 메인 스테이지는 별도로 포스팅하도록 하죠.
다시 돌아온 Loveing Forest Garden은 '전제덕'으로 이어졌습니다. 사실 '전제덕'에게는 큰 관심은 없었지만 뒤에 이어 '한희정', '장윤주' 그리고 '요조'로 이어지는 여성 뮤지션 삼단 콤보를 보기위해서 미리 자리 확보를 위해서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Loving Forest Garden이 열린 무대 자체가 수용인원이 너무 적다는 문제때문이었습니다. 1천에서 1천 500명 정도가 들어가는 무대인데, 그 자리에 올라오는 뮤지션들의 인지도를 생각했을 때, 그리고 GMF라는 이 특별한 축제를 생각했을 때는 너무 부족한 자리였거든요. 첫 날과 마찬가지로 둘 째 날에도 역시 메인 스테이지만큼이나 라인업이 좋았기에 지속적으로 만석이 되는 사태가 발생했지요. 첫 날에는 전제덕을 시작으로 약 4시간 이상 Loving Forest Garden 안에 있어 몰랐지만, 아마도 역시 만석으로 많은 사람들이 보고싶은 공연을 못 보았을 겁니다.
하모니카 연주로 유명한 '전제덕'이었지만 그의 하모니카 연주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것은 뒤에 서있는 기타, 베이스, 드럼, 키보드의 세션 밴드가 아닐까 하네요. 하모니카는 피아노처럼 홀로 완전한 음악을 들려주기에는 부족한 악기이니까요. 하지만 그의 열정이 담긴 연주는 분명 특별한 무엇이 있었습니다. 마지막 곡 'John Lennon'의 'Imagine'에서는 세상을 볼 수 없지만 음악을 통해 세상을 느끼고 이야기하는 그의 마음이 전해지는 듯했습니다. '한국의 스티비 원더'라고 불러야할까요? 하모니카 연주에 이어 이어졌던 그의 노래는, 잘 부른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그의 장애를 뛰어넘은 역경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정신이 담긴 목소리였습니다.
'홍대 여신'이라 불리는 그녀 '한희정'은 지난 단독 공연 'DawnyRoom Live'와는 다른 모습으로 등장했습니다. 바로 '어쿠스틱 기타'가 아닌 '일렉트릭 기타'가 그녀와 함께하고 있었죠. 무려 6년만에 꺼내든 일렉기타라고 합니다. 하지만 반짝거리는 모습은 6년의 세월을 무색하게 했고, 그녀의 홈페이지에 공개된 사진들처럼 그녀가 GMF를 위해 얼마나 준비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얼마나 공연을 기다렸는지, 세팅으로 배정된 시간이 다 가기도 전에 시작했다가 다시 들어가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안녕~!"
첫 곡은 늘 그렇듯 첫 곡다운 제목의 '우리 처음 만난 날'이었습니다. 요즘 자주 보게되는 그녀이지만, 그녀에게는 매 공연마다 처음 만나는 느낌인지 궁금하네요. 이어 귀엽지만 잔인한 '브로콜리의 멘트'가 인상적인 '브로콜리의 잔인한 고백'이 이어졌죠. 밴드 버전에서도 '귀염버전'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앨범에는 수록되지 않았지만 빨리 수록되기를 바라는 곡 '우습겠지만 믿어야할'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밴드버전으로 들으니 더 호소력있으면서도 섹시하게(?) 들리더군요. '멜로디로 남아'가 지나가고 1집의 수록곡들이 주르륵 이어졌습니다.
가증스러운(?) 느낌의 '드라마', 나즈막하고 오롯한 외로움이 담겨있는 '나무'에 이어 정말 오랜만에 듣는 're'가 이어졌습니다. 기타대신 미니키보드(?)를 연주하며 요란하고 몽환적인 사운드 위로 흐르는 그녀의 외침을 들을 수있었죠. 역시 최근 자주 듣는 '산책'에 이어 're'와 마찬가지로 밴드로 들어야 제맛인 '잃어버린 날들', 그리고 싱얼롱을 위한 곡 '휴가가 필요해'까지 펼쳐졌습니다. 어쿠스틱 공연인 DawnyRoom Live와는 차별화를 두기위한 전략인지, EP의 어쿠스틱을 위한 곡들 'acoustic breath', '러브레터', '솜사탕 손에 핀 아이'는 들을 수 없었죠. 마지막 곡은 EP의 마지막 곡이기도한 '끝'이었습니다. 조만간 있을 공연에서 또 만나요.
한희정의 공연이 끝나고 약간의 자리 이동이 있었지만 나간 수 만큼 들어와서, 많은 인파는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바로 다음이 '장윤주'였기 때문이었을까요? '파스텔뮤직의 두 여신' 사이에서 탑모델이었던 그녀가 뮤지션으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되었습니다. 무대에 오른 그녀는 키보드 연주와 함께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연주곡 'Martini Rosso'에 이어 모델로서 그녀의 파리에 대한 사랑이 듬뿍 느껴지는 '파리에 부친 편지'가 이어졌습니다. 그녀의 데뷔앨범에서 인기곡 중 하나죠. 그리고 그렇게도 라이브로 듣고 있었던, 뮤지션으로서의 그녀를 알게해준 바로 그 곡, 'Fly away'가 기타연주와 함께 이어졌습니다. 자칭 '강남 엣지녀'인 그녀의 뮤지션으로서 공연을 통해 느껴지는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앨범을 딱 한 장 발표한 그녀이기에 약 40분이라는 공연시간동안 그녀의 모든 곡들이 펼쳐졌습니다. 훌쩍 떠나는 꿈과 같은 'Dream', 조만간 다가올 쓸쓸한 늦가을을 고즈넉이 노래하는 '11월', 밴드로 준비했지만 세션들이 혼자하라고 해서 혼자한다는 '옥탑방'이 이어졌죠. 모델로서 성공을 거둬 현재는 경제적으로 문제가 없을 그녀겠지만, 왠지 유명인사가 되기 전 '배고픈 시절'을 생각하게 하는 곡들이었습니다. 곡이 부족했는지, 아니면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서인지 '연가(비바람이 치던 바다...)'로 싱얼롱 타임이 있었죠. 이어 GMF에 혼자 왔을 수많은 솔로들의 염장을 지르는 'Love Song', GMF가 열린 즐거운 '오늘'에게 노래하는 듯한 '오늘, 고마운 하루', 봄의 열병같은 사랑 이야기 'April'가 이어졌죠. 노래로 느껴지는 그녀의 이미지는 왠지 '나른한 고양이'같은데 그런 느낌이 잘 이어지는 세 곡이었죠. 그리고 마지막 곡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자기 고백적이면서도 당당한 그녀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29'이었습니다. 앨범이 발매된지 이제 1년이 되었다고 하니, 아마 지금은 30으로 바꾸어야하지 않을지요? 홍대 인근에서 자주 공연해서 그녀 자신 뿐만 아니라, 그녀의 곡들에 대한 인지도도 높였으면 좋겠네요.
이어 장윤주도 인정한 강북의 '홍대 여신' '요조'의 순서였습니다. 그녀의 순서가 되니 사람들은 더욱 많아져, 무대 바로 앞 좌석이 없는 바닥에도 몇 겹으로 둘러앉은 인파를 보면서 그녀의 인기를 다시 실감하게 했습니다. '내가 노래할게' 시리즈와는 또 다르게, 기타와 키보드 세션 두 명과 함께 등장했습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퍼커션 세션에게 개인적인 문제가 생겨서 갑자기 빠지게 되었다네요. 첫 곡은 'My name is Yozoh'와 더불어 그녀의 자기소개서같은 곡 '슈팅스타'였습니다. '아뵤~' 이어 '사랑의 롤러코스터'가 이어졌는데, 그녀의 멜로디언 연주와 더불어 기타와 키보드가 함께하는, 퍼커션이 빠진, 연주는 멜로딕하면서 지난 공연들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그녀는 공연 내내 '퍼커션이 빠진 소리의 빈자리'를 걱정한 듯하지만, 그 빈자리는 거의 느낄 수 없었습니다.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모닝스타'가 지나고, 또 커버곡 한 곡조를 뽑았는데 역시나 그녀의 아끼는, 손대면 베일 듯한 콧날의 소유자, 'Jason Mraz'의 "I'm yours"였습니다. 물론 이 곡도 염장곡이었죠. '숨바꼭질'에 이어 일요일이 아닌 토요일의 무대에 선 그녀의 아쉬움이 조금 느껴지는 'Sunday'의 '일부 Saturday version'도 들을 수 있었죠. 장윤주의 '29'에 이어, 원곡과는 다르게 그녀의 현실이 반영된(현실에 맞게 변형된) 가사 '29살의 길을 걷고 있어'에서 그녀의 현실(?)을 다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29라는 숫자가 단지 숫자일 뿐이지만, 그래도 심각한 그녀의 '미간 잡기'도 볼 수 있었죠. 지난 단독 공연에서 새로 선보인 아이템 '템버린'이 그녀의 허벅지를 아프게했던, 이쁜 가사의(하지만 역시 염장이 장난아닌) 'Love'이어졌죠. 그러고 보니 요조의 곡들은 가사가 참 야한 듯, 언젠가 그녀의 말처럼 '음란가수 요조'를 새삼 다시 느끼게되었구요. 소규모의 그림자가 담겨있는 '그런지 카'가 준비된 마지가 곡이었습니다. 하지만 폭발적인 인기답게 앵콜 요청이 있었고 그녀는 잡으면 큰일 날 기타를 잡고 한 곡을 뽑았습니다. 지금까지 염장지르던 곡들을 한 방에 물리쳐버린 곡, 바로 '연애는 어떻게 하는 거였더라'가 바로 앵콜곡이었죠. 하지만 그래도 연인들이 부러웠어요.
요조 다음 순서는 바로 '조원선'이었습니다만, 저를 비롯한 대규모 인원이 조원선의 공연을 기다리지 않고 밀물처럼 빠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조원선도 '듣보잡'으로 만들어버리는 인디음악 애호가들의 저력(?)을 다시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후일담을 들어보니, 요조에 비해 상당히(?) 적은 인원이 조원선의 공연을 보았다는군요. Loving Forest Garden에서 하루동안 본 5팀의 공연만으로도 이틀치의 GMF 티켓가격의 본전생각이 나지 않는 하루였습니다. 다른 글들로 GMF 이야기를 이어갈게요.
6 Articles, Search for 'Alice in Neverland'
- 2009/10/26 Loving Forest Garden in 10월 24일 GMF 2009 (4)
- 2009/07/23 Mint Festa(민트페스타) Vol. 21 : Drift in 7월 19일 상상마당
- 2009/05/24 Alice in Neverland - Festa in Neverland (2)
- 2008/11/02 Alice in Neverland in 10월 4일 SoundHolic (2)
- 2008/08/16 Alice in Neverland in 7월 25일 SoundHolic
어떤순간에/from live2009/10/26 22:02
어떤순간에/from live2009/07/23 17:43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1주일 남겨둔 지난 주말, 금토일 3일 연속 홍대 공연 출동으로 전야제가 아닌 '전주제(前週祭?)'를 지냈다고 하겠습니다. 일요일, 그 3일 연속 출동의 대미는 바로 '상상마당'에서 있었던 'Mint Festa(민트 페스타)'의 21번째 이야기(Vol. 21), Drift였습니다. '굴소년단', '오지은', '요조', '해오', 'Alice in Neverland(앨리스 인 네버랜드)'의 라인업은 초호화이자 제가 보고 싶어하는 뮤지션들을 모아 놓은 라인업이었구요. 라인업이 좋아서 아주 빨리 예매를 완료했는데, 초대권을 얻을 기회가 있어서 사실 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예상하지 않은 행운이 기다리고 있었죠.
이 초호화 라인업은 '홍대 인디씬의 대표' 수준의 라인업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각 뮤지션들의 앨범이 발매된 레이블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굴소년단'은 '일렉트릭뮤즈' 소속으로 '파고뮤직'을 통해서 EP와 1집이 유통되었고, '오지은'은 본인 자체 레이블 '사운드니에바' 소속이자 '해피로봇' 소속으로 역시 '해피로봇'을 통해 1집의 새로운 이슈와 2집을 발매하였습니다. '요조'는 파스텔뮤직 소속으로 역시 동일 소속사에서 앨범이 발매 및 유통하였고, '해오'는 '롤리팝뮤직' 소속으로 1집은 '비트볼뮤직'을 통해 유통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Alice in Neverland'는 앨범이 '엠넷미디어'라는 거대 자본을 통해 유통되기는 하지만 소속은 '트라이앵글뮤직'입니다. '펑크', '메탈' 등의 소위 '강한 음악 장르'들이 빠지기는 했지만, 그런 장르를 즐겨듣지 않는 제 취향에서는 각 뮤지션들이 대표하는 '파고뮤직', '해피로봇', '파스텔뮤직', '비트볼뮤직', '트라이앵글뮤직'은 홍대 인디씬을 이끌어가는 중요 레이블들입니다. 그래서 이번 민트페스타가 '2009 GMF(Grand Mint Festival) 미리보기'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3시 30분부터 티켓팅 시작예정이었고 3시가 안되서 도착했을 때는 아직 줄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도착하니 줄이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세 번째로 서있게 되었는데, 부스에서 벽보(?)를 붙이더니 '오늘의 행운 번호는 마지막 번호 3'이라더군요. 부스에 '멘토스'가 잔뜩 있어서 그걸 주나 했는데, 티켓팅을 시작하니 모든 사람들에게 주더군요. 4시 30분터 입장이 시작 예정이었지만, 리허설이 지연되면서 입장은 조금 늦어졌습니다. 입장할 때 번호표를 보더니 작은 종이 가방을 주더군요. 그 안에는 2만 3천원 상당의 티셔츠와 '스펀지하우스' 초대권 2장이 들어있더군요. 와우! 딱 봐도 이 공연을 예매하는데 지불한 2만5천원을 초과하는 사은품으로 '초대권 신청 못했으니 공연이라도 열심히 보자'는 자기최면에 가까운 동기와 아쉬움은 눈녹듯 사라졌습니다. 한마디로 '동기 상실'이었죠. 스탠딩 공연이었지만 라이브홀은 거의 가득 찼고, 공연은 5시가 조금 지나 막(사실은 스크린)이 올랐습니다.
오프닝은 데뷔앨범 'Lightgoldenrodyellow'를 발표하고 드물게 활동 중인 '해오'였습니다. 2004년 당시 '올드피쉬'의 멤버로 처음 본 기억이 있는데, 무대 위에 선 모습은 정말 오랜만이었고 어덜트 컨템포러리(adult contemporary) 시티팝을 지향하는 '해오'로서는 처음이었습니다. 그의 앨범을 생각하면서 어쿠스틱 공연을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 예상을 깨고 밴드로 등장했습니다. 앨범의 첫 곡이기도 한 '바다로 간 금붕어는 돌아오지 않았다'로 시작을 알렸고 '오후 4시의 이별'과 'La Bas'가 이어졌습니다. 총 5곡을 들려주었고, 마지막 두 곡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은 새'와 앨범 타이틀 '작별'이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이었는데 30분 남짓의 짧은 공연은 너무 아쉬웠습니다. 이번에는 기타리스트로서 일렉기타를 통해 화려한 해오의 모습을 보았으니, 다음번에는 어쿠스틱 사운드를 기대해보죠.
이어 '굴소년단'이 등장했습니다. 아마도 오늘 다섯 팀 중 제가 가장 공연을 많이 본 밴드이지만, 정작 노래는 가장 모르는 밴드가 바로 '굴소년단'이기도 합니다. 공연으로 자주 본 밴드라서 음반으로 들으면 그 맛이 떨어져서 그런 것을까요? 멤버의 변화가 있었는데, 키보디스트가 탈퇴했는지, '어배러투모로우'의 '호라'가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흔하지 않게 레게를 기반으로 그루브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이 밴드 역시 1집 수록곡들로 들려주었습니다. 'Yuki Underground'와 'Today mode'로 분위기를 한껏 뛰어놓은 뒤, 무대에는 객원 보컬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City.M'의 '진영'으로, 굴소년단 1집에서 피쳐링으로 참여한 러브송 '초록빛의 방'을 들려주었습니다. 이어 마지막 곡 'I must love'로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습니다. 비록 4곡 밖에 되지 않았지만, 많은 관객에게 '굴소년단'이라는 밴드를 각인시키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세 번째는 2집 'Festa in Neverland'로 소포모어 징크스를 날려버리고, 일상의 감정들을 꾸준히 들려주는 밴드 'Alice in Neverland'였습니다. 2집의 첫 곡이자 유쾌한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Welcome to Festa'로 시작했습니다. 굴소년단이 달구어놓았던 뜨거운 분위기는 이 착한 밴드의 '착한 곡'들 덕분에 가라앉았지만, 이 밴드는 자신들의 방법으로 관객들의 귀와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제가 쓴 이 밴드의 앨범 두 장의 리뷰에 직접 리플을 달아주기도 한) 베이시스트(박진우 a.k.a 박연)의 뒷수습이 조금은 어려운 멘트는 역시 은근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역시 이 밴드의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유려한 멜로디와 진취적 기상이 담긴, 착한 곡 '바람을 타고 온 편지'와 제목의 해석이 재밌는 곡(과연 아침에 하는 인사인지, 잠들기 전에 하는 인사인지) '안녕! 하루'가 이어졌습니다.
이 밴드의 매력을 만드는 중요 요소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하나가 바로 'CF의 여왕(최진경)'이 연주하는 아코디언이 아닐까 합니다. 아코디언은 멜로디언과 더불어 멜로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건반악기로서 피아노처럼 세련되거나 맑지는 않지만, '낡은 브라운관으로 보는 명작 만화'같은 어린시절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마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점이 '두번째 달'과는 다른 'Alice in Neverland'가 지향하는 지향점이라고 생각되구요.
하지만 착한 밴드가 꼭 착한 곡을 들려주지 않음을 실토하고는 착하지 않은 곡을 들려주었습니다. 바로 Neverland판 '놈놈놈(착한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주제가 'Neverland 횡단열차'였습니다. 착한 곡에서 여왕님이 들려주었던 매력의 중심은, 탱고로 무장한 나쁜 곡에서는 이 밴드의 '마스코트 바이올리니스트(조윤정)'에게 넘어왔습니다. 더구나 구석에 위치한 여왕님과는 달리, 무대의 중심에서 질풍처럼 출중한 실력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그녀의 자태는 관객들의 넋을 빼놓기에 충분했습니다. 마지막은 1집 수록곡으로 흥겨운 아이리쉬풍의 '집으로 가는 길'이었고 이 곡을 통해 분위기는 다시 상승했습니다.
나머지 남은 두 팀(?), 아니 두 뮤지션은 바로 '요조'와 '오지은'이었습니다. 앞선 세 레이블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현실적으로 현재 홍대 인디씬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파스텔뮤직'과 '해피로봇'를 대표하는 두 뮤지션(더구나 둘다 여성)이기에 누가 마지막에 등장할지도 기대되고, 무대 위에서의 기싸움(?)도 기대가 되었습니다.
네 번째는 '홍대 마녀(혹은 여왕)', '오지은'이었습니다. 앨범 제작을 위한 모금 시절부터 알게된 그녀이기에 다른 팀들과는 인연이 또 다른데, 그녀가 이렇게나 멀리까지 날다니 대단합니다. 첫 곡은 위태하고 위험한 분위기의 '진공의 밤'을 들려주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게스트가 아닌 그녀 자신의 무대에서 기타를 들지 않은, 완전한 여성 락커의 모습으로 보는 건 처음이네요. 이어 보통 앵콜곡으로 즐겨부른다는 1집의 '24'가 이어졌습니다. 단독 공연이 아니기에, 앵콜이 없다는 의미었죠. 예전의 모습처럼 그녀는 어쿠스틱 기타를 둘러매고, '2집에서 한 곡 1집에서 한 곡'의 콤보를 이어갔습니다. 엉뚱하고 솔직한 매력의 '인생론'과 따뜻한 어쿠스틱으로 충만한 '오늘은 하늘에 별이 참 많다'가 이어지면서, 전혀 다른 분위기의 네 곡을 통해 그녀의 다채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콤보의 변칙'으로 2집, 1집의 순서가 아닌 1집, 2집의 순서가 이어졌습니다. 지금의 '갈아먹는 마녀'를 있게한 곡 '화(華)'가 이어졌습니다. 특별하게 만들어진 1집의 타이틀 곡이자, 너무나 오랜만에 듣는 곡이기에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마지막은 2집의 타이틀 곡인 '날 사랑하는 게 아니고'였습니다. 역시 소속 레이블의 위력인지, 한 곡 한 곡이 짧지 않은데도 앞선 팀들보다 많은 6곡을 들려주었고, 더불어 그녀의 입담은 앞선 밴드들이 마치 그녀의 공연을 위한 게스트처럼 느껴지게 했습니다.
레이블 전쟁의 최종 승자는 파스텔뮤직이었나 봅니다. 마지막은 '홍대 여신' 중 한 명이라고 불리는 '요조'였습니다. 그녀를 알게 된 것은 합작 앨범을 발표한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이하 소규모)'의 공연을 통해서 였습니다. 합작 앨범 'My Name is Yozoh'를 발표하고 소규모와 요조는 각자의 길을 갔고 어느덧 요조는 '여신'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2008년 초에 본 그녀의 공연에서는 아직 여신으로서는 미흡한 점이 많았습니다. 그 사이 솔로 1집을 발표하고 수차례의 단독 공연을 갖은 그녀는 어떻게 성장해 있었을까요?
합작 앨범 수록곡 '슈팅스타'를 시작으로 '여신 요조'의 공연은 시작되었습니다. 예상하지 않았던(음반에서도 들을 수 있는), 추임새 '아뵤~'를 '실전'에서 보여준 것을 시작으로 그녀의 엉뚱한 매력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재주소년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1집 수록곡 'Sunday'에서는 바로 공연 당일이 노래 제목과도 같은 일요일인 점을 착안한 에드립을 보여주었고, 뽕끼가 넘치는 합작앨범의 '사랑의 롤러코스터'가 이어졌습니다. 역시 합작앨범의 '그런지 카'에서는 관객 한 명을 '변태 총각'으로 매도하는 만행(?)을 보여주었습니다.
단독 공연이 아니었지만 요조의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졌고, 그 나뉨을 알리는 '자체 게스트 공연(?)'도 있었습니다. 바로 요조의 공연에서 언제나 기타 세션을 해주고 있고, 동남아 순회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관영'의 순서였습니다. 요조의 엉뚱함에는 관영의 존재도 한 몫하는 모습입니다. 무대 위의 '요조'는 단순히 솔로 뮤지션 '요조'가 아닌 그녀를 도와주는 세션들과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밴드 '요조'가 아닐까 합니다. 좀 이상한 비유일 수도 있겠지만, 밴드 'Marilyn Manson'이 동명 밴드의 카리스마의 주축인 리더 이름이기도, 하지만 음악적으로는 작곡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탈퇴하였다가 최근 앨범에서 다시 합류한) 'Twiggy Ramirez'를 포함한 밴드 전체를 의미하는 이름이 되기도 하는 것처럼요. (요조가 Manson이라면 관영이 Twiggy라고 할까요?)
'바나나파티'이 이어지는 '모닝스타'에서는 그 '요조' 밴드의 농밀함 느낄 수 있었습니다. 원래 맑고 조용한 곡이지만, 공연에서 들려주는 기타와 퍼커션의 불온하면서도 농밀한 기운은 요조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보컬과 어우러지면서 관객을 압도하기에 충분헀습니다. 뽕끼가 조금은 겉힌 '꽃', 솔로의 마지막 곡인 '그렇게 너에게'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앵콜곡 성격의, 요조의 대표곡 'My Name is Yozoh'로 긴 공연의 문을 닫았습니다. 외모뿐만 아니라, 공연과 그의 일부인 무대 매너에서까지 그녀를 '홍대 여신'이라고 불릴 만한 이유를 알 수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앞서 오지은이 앞선 밴드들을 게스트로 느껴지게 했는데, 요조는 그런 오지은 마저도 게스트로 느껴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압도적으로 많은 8곡(관영의 부른 곡까지 합한다면 9곡)을 들려줌으로서 레이블 전쟁(?)의 승자는 '파스텔뮤직'과 '요조'임을 확인시켰습니다. 하지만 요조가 부른 곡들이 대부분 '소규모'와 합작 앨범 수록곡이거나 리메이크 곡이어서 싱어송라이터 '요조'를 보여주기에는 분명 미흡한 공연이었습니다. 그리고 상당한 완성도의 음반들을 다수 발매하고 있는 '파스텔뮤직'이지만 최근 공연 기획에서는 '해피로봇'에 비해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분발이 필요하겠습니다. '양질의 음반'도 분명 중요하지만, 인디씬 자체는 '활발한 공연'을 통한 청취자(혹은 소비자)들과의 긴밀한 상호작용을 통해서 유지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 취향의 밴드들, 더구나 서로 다른 빛깔의 음악을 들려주는 밴드들이 5팀이나 등장하기에, 3시간이 조금 넘는 스탠딩의 시간이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던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이 초호화 라인업은 '홍대 인디씬의 대표' 수준의 라인업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각 뮤지션들의 앨범이 발매된 레이블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굴소년단'은 '일렉트릭뮤즈' 소속으로 '파고뮤직'을 통해서 EP와 1집이 유통되었고, '오지은'은 본인 자체 레이블 '사운드니에바' 소속이자 '해피로봇' 소속으로 역시 '해피로봇'을 통해 1집의 새로운 이슈와 2집을 발매하였습니다. '요조'는 파스텔뮤직 소속으로 역시 동일 소속사에서 앨범이 발매 및 유통하였고, '해오'는 '롤리팝뮤직' 소속으로 1집은 '비트볼뮤직'을 통해 유통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Alice in Neverland'는 앨범이 '엠넷미디어'라는 거대 자본을 통해 유통되기는 하지만 소속은 '트라이앵글뮤직'입니다. '펑크', '메탈' 등의 소위 '강한 음악 장르'들이 빠지기는 했지만, 그런 장르를 즐겨듣지 않는 제 취향에서는 각 뮤지션들이 대표하는 '파고뮤직', '해피로봇', '파스텔뮤직', '비트볼뮤직', '트라이앵글뮤직'은 홍대 인디씬을 이끌어가는 중요 레이블들입니다. 그래서 이번 민트페스타가 '2009 GMF(Grand Mint Festival) 미리보기'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3시 30분부터 티켓팅 시작예정이었고 3시가 안되서 도착했을 때는 아직 줄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도착하니 줄이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세 번째로 서있게 되었는데, 부스에서 벽보(?)를 붙이더니 '오늘의 행운 번호는 마지막 번호 3'이라더군요. 부스에 '멘토스'가 잔뜩 있어서 그걸 주나 했는데, 티켓팅을 시작하니 모든 사람들에게 주더군요. 4시 30분터 입장이 시작 예정이었지만, 리허설이 지연되면서 입장은 조금 늦어졌습니다. 입장할 때 번호표를 보더니 작은 종이 가방을 주더군요. 그 안에는 2만 3천원 상당의 티셔츠와 '스펀지하우스' 초대권 2장이 들어있더군요. 와우! 딱 봐도 이 공연을 예매하는데 지불한 2만5천원을 초과하는 사은품으로 '초대권 신청 못했으니 공연이라도 열심히 보자'는 자기최면에 가까운 동기와 아쉬움은 눈녹듯 사라졌습니다. 한마디로 '동기 상실'이었죠. 스탠딩 공연이었지만 라이브홀은 거의 가득 찼고, 공연은 5시가 조금 지나 막(사실은 스크린)이 올랐습니다.
오프닝은 데뷔앨범 'Lightgoldenrodyellow'를 발표하고 드물게 활동 중인 '해오'였습니다. 2004년 당시 '올드피쉬'의 멤버로 처음 본 기억이 있는데, 무대 위에 선 모습은 정말 오랜만이었고 어덜트 컨템포러리(adult contemporary) 시티팝을 지향하는 '해오'로서는 처음이었습니다. 그의 앨범을 생각하면서 어쿠스틱 공연을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 예상을 깨고 밴드로 등장했습니다. 앨범의 첫 곡이기도 한 '바다로 간 금붕어는 돌아오지 않았다'로 시작을 알렸고 '오후 4시의 이별'과 'La Bas'가 이어졌습니다. 총 5곡을 들려주었고, 마지막 두 곡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은 새'와 앨범 타이틀 '작별'이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이었는데 30분 남짓의 짧은 공연은 너무 아쉬웠습니다. 이번에는 기타리스트로서 일렉기타를 통해 화려한 해오의 모습을 보았으니, 다음번에는 어쿠스틱 사운드를 기대해보죠.
해오 - 오후 4시의 이별(http://loveholic.net/46)
해오 - 작은 새(http://loveholic.net/47)
해오 - 작별(http://loveholic.net/48)
해오 - 작은 새(http://loveholic.net/47)
해오 - 작별(http://loveholic.net/48)
이어 '굴소년단'이 등장했습니다. 아마도 오늘 다섯 팀 중 제가 가장 공연을 많이 본 밴드이지만, 정작 노래는 가장 모르는 밴드가 바로 '굴소년단'이기도 합니다. 공연으로 자주 본 밴드라서 음반으로 들으면 그 맛이 떨어져서 그런 것을까요? 멤버의 변화가 있었는데, 키보디스트가 탈퇴했는지, '어배러투모로우'의 '호라'가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흔하지 않게 레게를 기반으로 그루브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이 밴드 역시 1집 수록곡들로 들려주었습니다. 'Yuki Underground'와 'Today mode'로 분위기를 한껏 뛰어놓은 뒤, 무대에는 객원 보컬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City.M'의 '진영'으로, 굴소년단 1집에서 피쳐링으로 참여한 러브송 '초록빛의 방'을 들려주었습니다. 이어 마지막 곡 'I must love'로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습니다. 비록 4곡 밖에 되지 않았지만, 많은 관객에게 '굴소년단'이라는 밴드를 각인시키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굴소년단 - 초록빛의 방(with 진영)(http://loveholic.net/49)
세 번째는 2집 'Festa in Neverland'로 소포모어 징크스를 날려버리고, 일상의 감정들을 꾸준히 들려주는 밴드 'Alice in Neverland'였습니다. 2집의 첫 곡이자 유쾌한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Welcome to Festa'로 시작했습니다. 굴소년단이 달구어놓았던 뜨거운 분위기는 이 착한 밴드의 '착한 곡'들 덕분에 가라앉았지만, 이 밴드는 자신들의 방법으로 관객들의 귀와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제가 쓴 이 밴드의 앨범 두 장의 리뷰에 직접 리플을 달아주기도 한) 베이시스트(박진우 a.k.a 박연)의 뒷수습이 조금은 어려운 멘트는 역시 은근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역시 이 밴드의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유려한 멜로디와 진취적 기상이 담긴, 착한 곡 '바람을 타고 온 편지'와 제목의 해석이 재밌는 곡(과연 아침에 하는 인사인지, 잠들기 전에 하는 인사인지) '안녕! 하루'가 이어졌습니다.
이 밴드의 매력을 만드는 중요 요소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하나가 바로 'CF의 여왕(최진경)'이 연주하는 아코디언이 아닐까 합니다. 아코디언은 멜로디언과 더불어 멜로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건반악기로서 피아노처럼 세련되거나 맑지는 않지만, '낡은 브라운관으로 보는 명작 만화'같은 어린시절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마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점이 '두번째 달'과는 다른 'Alice in Neverland'가 지향하는 지향점이라고 생각되구요.
하지만 착한 밴드가 꼭 착한 곡을 들려주지 않음을 실토하고는 착하지 않은 곡을 들려주었습니다. 바로 Neverland판 '놈놈놈(착한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주제가 'Neverland 횡단열차'였습니다. 착한 곡에서 여왕님이 들려주었던 매력의 중심은, 탱고로 무장한 나쁜 곡에서는 이 밴드의 '마스코트 바이올리니스트(조윤정)'에게 넘어왔습니다. 더구나 구석에 위치한 여왕님과는 달리, 무대의 중심에서 질풍처럼 출중한 실력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그녀의 자태는 관객들의 넋을 빼놓기에 충분했습니다. 마지막은 1집 수록곡으로 흥겨운 아이리쉬풍의 '집으로 가는 길'이었고 이 곡을 통해 분위기는 다시 상승했습니다.
Alice in Neverland - Welcome to Festa(http://loveholic.net/50)
Alice in Neverland - 안녕! 하루(http://loveholic.net/51)
Alice in Neverland - 집으로 가는 길(http://loveholic.net/52)
Alice in Neverland - 안녕! 하루(http://loveholic.net/51)
Alice in Neverland - 집으로 가는 길(http://loveholic.net/52)
나머지 남은 두 팀(?), 아니 두 뮤지션은 바로 '요조'와 '오지은'이었습니다. 앞선 세 레이블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현실적으로 현재 홍대 인디씬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파스텔뮤직'과 '해피로봇'를 대표하는 두 뮤지션(더구나 둘다 여성)이기에 누가 마지막에 등장할지도 기대되고, 무대 위에서의 기싸움(?)도 기대가 되었습니다.
네 번째는 '홍대 마녀(혹은 여왕)', '오지은'이었습니다. 앨범 제작을 위한 모금 시절부터 알게된 그녀이기에 다른 팀들과는 인연이 또 다른데, 그녀가 이렇게나 멀리까지 날다니 대단합니다. 첫 곡은 위태하고 위험한 분위기의 '진공의 밤'을 들려주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게스트가 아닌 그녀 자신의 무대에서 기타를 들지 않은, 완전한 여성 락커의 모습으로 보는 건 처음이네요. 이어 보통 앵콜곡으로 즐겨부른다는 1집의 '24'가 이어졌습니다. 단독 공연이 아니기에, 앵콜이 없다는 의미었죠. 예전의 모습처럼 그녀는 어쿠스틱 기타를 둘러매고, '2집에서 한 곡 1집에서 한 곡'의 콤보를 이어갔습니다. 엉뚱하고 솔직한 매력의 '인생론'과 따뜻한 어쿠스틱으로 충만한 '오늘은 하늘에 별이 참 많다'가 이어지면서, 전혀 다른 분위기의 네 곡을 통해 그녀의 다채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콤보의 변칙'으로 2집, 1집의 순서가 아닌 1집, 2집의 순서가 이어졌습니다. 지금의 '갈아먹는 마녀'를 있게한 곡 '화(華)'가 이어졌습니다. 특별하게 만들어진 1집의 타이틀 곡이자, 너무나 오랜만에 듣는 곡이기에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마지막은 2집의 타이틀 곡인 '날 사랑하는 게 아니고'였습니다. 역시 소속 레이블의 위력인지, 한 곡 한 곡이 짧지 않은데도 앞선 팀들보다 많은 6곡을 들려주었고, 더불어 그녀의 입담은 앞선 밴드들이 마치 그녀의 공연을 위한 게스트처럼 느껴지게 했습니다.
오지은 - 진공의 밤(http://loveholic.net/53)
오지은 - 요즘 가끔 머리속에 드는 생각인데 말이야(http://loveholic.net/54)
오지은 - 오늘은 하늘에 별이 참 많다(http://loveholic.net/55)
오지은 - 화(華)(http://loveholic.net/56)
오지은 - 요즘 가끔 머리속에 드는 생각인데 말이야(http://loveholic.net/54)
오지은 - 오늘은 하늘에 별이 참 많다(http://loveholic.net/55)
오지은 - 화(華)(http://loveholic.net/56)
레이블 전쟁의 최종 승자는 파스텔뮤직이었나 봅니다. 마지막은 '홍대 여신' 중 한 명이라고 불리는 '요조'였습니다. 그녀를 알게 된 것은 합작 앨범을 발표한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이하 소규모)'의 공연을 통해서 였습니다. 합작 앨범 'My Name is Yozoh'를 발표하고 소규모와 요조는 각자의 길을 갔고 어느덧 요조는 '여신'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2008년 초에 본 그녀의 공연에서는 아직 여신으로서는 미흡한 점이 많았습니다. 그 사이 솔로 1집을 발표하고 수차례의 단독 공연을 갖은 그녀는 어떻게 성장해 있었을까요?
합작 앨범 수록곡 '슈팅스타'를 시작으로 '여신 요조'의 공연은 시작되었습니다. 예상하지 않았던(음반에서도 들을 수 있는), 추임새 '아뵤~'를 '실전'에서 보여준 것을 시작으로 그녀의 엉뚱한 매력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재주소년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1집 수록곡 'Sunday'에서는 바로 공연 당일이 노래 제목과도 같은 일요일인 점을 착안한 에드립을 보여주었고, 뽕끼가 넘치는 합작앨범의 '사랑의 롤러코스터'가 이어졌습니다. 역시 합작앨범의 '그런지 카'에서는 관객 한 명을 '변태 총각'으로 매도하는 만행(?)을 보여주었습니다.
단독 공연이 아니었지만 요조의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졌고, 그 나뉨을 알리는 '자체 게스트 공연(?)'도 있었습니다. 바로 요조의 공연에서 언제나 기타 세션을 해주고 있고, 동남아 순회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관영'의 순서였습니다. 요조의 엉뚱함에는 관영의 존재도 한 몫하는 모습입니다. 무대 위의 '요조'는 단순히 솔로 뮤지션 '요조'가 아닌 그녀를 도와주는 세션들과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밴드 '요조'가 아닐까 합니다. 좀 이상한 비유일 수도 있겠지만, 밴드 'Marilyn Manson'이 동명 밴드의 카리스마의 주축인 리더 이름이기도, 하지만 음악적으로는 작곡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탈퇴하였다가 최근 앨범에서 다시 합류한) 'Twiggy Ramirez'를 포함한 밴드 전체를 의미하는 이름이 되기도 하는 것처럼요. (요조가 Manson이라면 관영이 Twiggy라고 할까요?)
'바나나파티'이 이어지는 '모닝스타'에서는 그 '요조' 밴드의 농밀함 느낄 수 있었습니다. 원래 맑고 조용한 곡이지만, 공연에서 들려주는 기타와 퍼커션의 불온하면서도 농밀한 기운은 요조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보컬과 어우러지면서 관객을 압도하기에 충분헀습니다. 뽕끼가 조금은 겉힌 '꽃', 솔로의 마지막 곡인 '그렇게 너에게'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앵콜곡 성격의, 요조의 대표곡 'My Name is Yozoh'로 긴 공연의 문을 닫았습니다. 외모뿐만 아니라, 공연과 그의 일부인 무대 매너에서까지 그녀를 '홍대 여신'이라고 불릴 만한 이유를 알 수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요조 - 슈팅스타(http://loveholic.net/57)
요조 - Sunday(http://loveholic.net/58)
요조 - 그런지 카(http://loveholic.net/59)
요조 - 바나나파티(http://loveholic.net/60)
요조 - 꽃(http://loveholic.net/61)
요조 - Sunday(http://loveholic.net/58)
요조 - 그런지 카(http://loveholic.net/59)
요조 - 바나나파티(http://loveholic.net/60)
요조 - 꽃(http://loveholic.net/61)
앞서 오지은이 앞선 밴드들을 게스트로 느껴지게 했는데, 요조는 그런 오지은 마저도 게스트로 느껴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압도적으로 많은 8곡(관영의 부른 곡까지 합한다면 9곡)을 들려줌으로서 레이블 전쟁(?)의 승자는 '파스텔뮤직'과 '요조'임을 확인시켰습니다. 하지만 요조가 부른 곡들이 대부분 '소규모'와 합작 앨범 수록곡이거나 리메이크 곡이어서 싱어송라이터 '요조'를 보여주기에는 분명 미흡한 공연이었습니다. 그리고 상당한 완성도의 음반들을 다수 발매하고 있는 '파스텔뮤직'이지만 최근 공연 기획에서는 '해피로봇'에 비해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분발이 필요하겠습니다. '양질의 음반'도 분명 중요하지만, 인디씬 자체는 '활발한 공연'을 통한 청취자(혹은 소비자)들과의 긴밀한 상호작용을 통해서 유지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 취향의 밴드들, 더구나 서로 다른 빛깔의 음악을 들려주는 밴드들이 5팀이나 등장하기에, 3시간이 조금 넘는 스탠딩의 시간이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던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