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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16 9와 숫자들 - 9와 숫자들 (2)
  2. 2009/10/20 '다시 포오-크의 시대다' in 10월 16일 V-hall

'그림자궁전'의 리더, '9'의 또 다른 도전 '9와 숫자들'.

밴드 '그림자궁전'이 2007년 1집을 발매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무기한 활동정지에 들어간 동안, 멤버들은 각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현재 남아있는 멤버라고 할 수 있는, '9', 'stellar', 그리고 '용'은 각자 다른 밴드에 몸담고 있으며, 그 중 밴드 그림자궁전를 결성하고 정체성을 만든 리더 '9'는 또 다른 밴드의 리더로 곡을 쓰고, 음반 작업을 하고 간간히 공연을 해왔죠. 그 밴드의 이름은 '9와 숫자들'로 본인의 닉네임(9)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사실 9에게는 이번 앨범이 세 번째 1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1집만 세 번 냈다고 했던 뭐 가수처럼 말이죠.) 이제는 '장기하와 얼굴들'로 유명한 '붕가붕가 레코드'의 시작과 함께한 포크 4인조 '관악청년포크협의회(이하 청포협)'의 멤버 '9'로서 1집이자 마지막 앨범 '꽃무늬 일회용휴지/ 유통기한'에 참여하였고, 역시 '그림자궁전'의 1집이자 마지막 앨범이 될지도 모르는 앨범 '그림자궁전'으로 '두 번째 1집'을 발표합니다. 그리고 이번 앨범 '9와 숫자들'로 '1집만 세 번째'라는 흔하지 않은 경력을 완성했습니다.

'청포협'이 멤버 개개인의 사정으로 앨범 발매 후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없었기에 인디씬에 관심이 조금 있는 분들이라면, 그의 이름은 '그림자궁전'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로 알고 있을 법합니다. 하지만 9는 그림자궁전 활동 중에는 틈틈히 '포크가수 9'로서의 곡작업 및 '홍대앞 프리마켓'과 '클럽 빵' 등지에서 공연을 하면서, 그림자궁전과는 다른, 또 다른 음악세계로의 정진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사실 게을리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정진의 결과물이 '9'라는 이름들 단 솔로 앨범이 아닌, '9와 숫자들'이라는 이름을 달고 등장했습니다.

'9와 숫자들'에 대한 흥미는 이런 9의 음악 활동 경력에서 나옵니다. 밴드 그림자궁전에서 stellar를 프런트로 내세우고 '그림자'처럼 활약했던 점과는 다르게 직접 프런트로 나서고 있고, 닉네임을 밴드 이름의 맨앞에 넣음으로서 '포크가수 9'의 연장선 위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 곡 '그리움의 숲'은 그림자궁전이나 포크가수 9를 생각했을 때, 상당히 상큼한 출발을 보여주는 트랙입니다. 영미 인디씬의 포크팝을 듣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드는, 맑은 로우파이(Lo-Fi) 사운드는 이 앨범이 지향하는 '복고'라는 지향점을 들려줍니다. 뛰어나지 않지만 곡 분위기에 적절한 보컬, 충분히 시적인 가사와 꼭 찬 밴드 사운드는 지난 시간들에 대한 향수로 가득합니다. '너'를 거룩한, 심오한 등으로로 신격화 숲의 초록과 빨간 모자, 빨간튜브 등 빨강이라는 선명한 색의 대비는 농밀한 그리움과 어우려져 청자의 감각을 사로잡습니다.

이어지는 '말해주세요'는 가벼운 팝-락풍의 연가입니다. 좀 더 단백한 9의 목소리로 불려지는 진솔하고 담백한 가사는, 사랑의 무게가 가벼운 이 시점에서, 90년대 이전에 느낄 수 있었던 사랑이라는 이름의 무게를 다시 느낄 수 있게합니다. 가사에 진솔함에 비해, 경쾌하고 조금은 유치하게 들릴 수 있는 연주가 재밌습니다.

'오렌지 카운티'는 제목에서 재치가 느껴집니다. '오렌지족'으로 유명한 '한국의 오렌지 카운티'는 바로 압구정으로, '오렌지족'는 추억 속의 단어를 차용했다고 하겠습니다. 묵직한 타악기 소리는 댄스 플로어의 뜨거운 비트에 비견될 수 있습니다. 그 무대 위에서 적극적으로 구애에 나서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모습은 그 시절 순박한(?) 청년의 모습을 엿보게 합니다.

이어지는 곡은 뮤직비디오도 만들어지면서 이 앨범의 타이틀 곡이라고 할 수 있는 '석별의 춤'입니다. '석별'과 '춤'이라는 대비되는 이미지로 인해 이 곡은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애틋한 이별의 곡이 되어야하겠지만 춤이라는 부분에 충실하여, 이 앨범에서 가장 댄서블한 트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칼리지 부기'는 대학생활의 로망을 노래한 트랙으로, 다분히 선정적으로 오해를 살만한 가사들이 숨어있습니다. '슈거 오브 마이 라이프'는 어렵지 않은 가사로 확실한 의미를 전달하는 사랑 노래입니다. 비장한 느낌의 연주로 시작하는 '삼청동에서'는 시적인 가사가 인상적인 트랙입니다. 경쾌한 '옛날 얘기'로 시작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심각해지는 '실낙원'도 그 비장함을 이어가네요.

이미 '그림자궁전' 활동과 병행했던 포크가수 '9'의 곡으로 알려진 '이것이 사랑이라면'은 '9의 숫자들'의 앨범을 통해 되살아났습니다. '이것이 사랑이라면 난 하지 않겠어요'으로 사랑의 환희와 아픔을 동시에 표현해낸 가사는 '9식 화법'의 정수가 담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중한 가사와 달리, 조금 가볍고 경쾌한 연주의 대조도 인상적입니다.

'선유도의 아침'은 시적인 제목과는 다르게 댄스의 느낌이 충만한 트랙입니다. 그 흥겨움에 푹 빠져서 후렴구 '그래 없었던 일로 해 난 원래 그런 놈이니까'를 따라 부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지도 몰라요. '연날리기'는 그 흥겨움을 이어가면서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게 합니다. 더불어 연날리기를 통해 세태를 비판하는 정신이 돋보이는 트랙이기도 합니다.

'디엔에이'는 '그림자궁전'의 소위 '과학 시리즈' 곡들를 연상시키는 제목입니다. 가사 내용은 참으로 과학적인 단어인 'DNA'와는 경원하게 들릴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너와 나의 몸속 너무 깊은 곳'에 있는 그것을 DNA에 비유한 재치에 감탄하게 됩니다. '낮은 침대'는 앨범을 마지막 트랙으로 마지막의 느낌처럼 '난 도망가버릴 거에요'라는 외침이 인상적입니다.

포크, 팝, 락, 댄스가 녹아든 '9와 숫자들'의 동명의 데뷔 앨범은 '그림자궁전'과는 전혀 다른 스펙트럼의 보여주는 앨범입니다. 하지만 그 멀어보이는 두 간극 사이에 존재하는 '9의 음악적 DNA'에는 공통적으로 '복고'가 녹아있습니다. 요즘 음악보다는 80년대, 90년대 음악에 가까운 가사와 화법, 멜로디는 9의 감각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소리를 펼쳐냅니다. 특히 댄서블한 사운드는 9가 프로듀싱으로 참여했던 같은 레이블 소속인 '흐른'의 앨범에도 감지된 부분으로, '그림자궁전'의 무기한 활동정지 후(혹은 그 이전부터) 감지되었던 9의 새로운 음악적 지향점이 아닐 하네요. '그림자궁전'의 데뷔 앨범에 이어 향후 2000년대의 처음 10년 동안 인디 음악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을 음반들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 확실한 두 번째 앨범을 완성한 '9'에게 경의를 표하며 별점은 5개입니다.

2010/10/16 21:30 2010/10/16 21:30
Posted by bluo
'장기하와 얼굴들'로 홍대 앞 인디씬에서 중요 레이블로 급부상한 '붕가붕가 레코드'의 도서 발매 기념으로 열리는, 총력 레이블전 제 1탄 '다시 포오-크의 시대다!'가 10월 16일 홍대 앞 'V-hall'에서 있었습니다. 이 공연의 부제는, 그 유명한 모토를 패러디한, '붕가붕가 레코드의 지속가능한 딴따라질 vol. 11'이기도 합니다. 붕가붕가 레코드에서 도서 발매를 기념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이 공연이 더 중요했던 점은 바로 '관악청년포크협의회(이하 청포협)'의 참 오랜만에 공연이라는 점입니다.

'청포협'은 붕가붕가 레코드 초기 시절, 처음으로 12트랙의 정규 앨범을 발표한 4인조 남성 포크 팀으로 '청년실업'과 더불어 이제는 공연을 보기 힘든 밴드이고, 청포협의 1집 '꽃무늬일회용휴지/유통기한'은 이제 구하기 힘든 희귀음반이되었습니다. 더구나 청포협의 네 사람이 함께 한 무대에서 공연한 역사가 없기에 더욱 특별하다고 하겠습니다. 2005년에 발매되었으니 4년 만에 진정한 음반 발매 콘서트를 연다고 할까요? 이제는 구할 수 없는 1집을 대신해서, 공연에 온 사람들에게 한정적으로 4개의 트랙을 선곡한 미니앨범을 판매한다고 하니, 1집을 애타게 찾던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목적이 생겼다고 하겠습니다.

금요일 오후 8시에 시작으로, 비교적 늦은 시간에 시작된 공연은, '청포협'의 한 명이자 잠정적으로 해체한 밴드 '그림자궁전'의 리더였던 '9'의 새로운 밴드 '9와 숫자들'가 게스트로 등장하여 시작되었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9와 숫자들'로 그동한 멤버 교체가 있었고 한창 앨범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귀에 익은 '말해주세요'가 첫 곡으로, '솔로 9'로서 보여주었던 포크적 감성이 이어지는 곡입니다. 이어 압구정(?)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오렌지 카운티', 유치하면서도 사뭇 진지한 가사와 상당히 철학적인 제목의 '그리움의 숲'이 이어졌습니다. 게스트로서는 상당히 긴 공연 시간을 보냈는데, 특별한 이벤트로 도서 증정 이벤트도 있었습니다. 마지막 곡은 'Sugar in my life'로 역시 솔로 9의 연장선에 있는 곡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9의 얼굴들'의 음악적 이미지는 인디팝-락의 감성을 이어가면서도, 세련된 화법이라기 보다는 80년대 음악이나, 80년대 이전의 미국 영화에서나 들을 법한 인디음악의 느낌을 담고 있습니다. 그림자궁전에서는 서브보컬이었던 9가 메인보컬을 담당하면서 조금은 불안한 모습이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현재 멤버는 초기 멤버라고 할 수있는 홍일점 여성 드러머 7, 어리지만 뛰어난 음악 센스를 갖고있다는 키보디스트 8과 '로로스'에서 빌려온 베이시스트 1, 기타리스트 6, 그리고 보컬 및 기타의 9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게스트 공연에 이어 붕가붕가 레코드 소속 밴드들의 무대가 시작되었습니다. 첫 순서는 바로 이름으로만 들었던 '불나방 스타 소시지 클럽'이었죠.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이름을 패러디했다는 소문이 있기에 상당히 분위기 있는 음악을 기대하기도 했습니다만, 그 기대는 등장에서부터 무너져내렸습니다. 바로 코스프레를 하고 등장한 6인의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각각 병아리 감별사(보컬), 스키강사(멜로디언), 3천년 정통의 중국 발맛사지사(베이스), 4대강 공사장 인부(퍼커션), 태릉인(드럼), 그냥 외국인(기타)로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그 분장은 단지 부차적인 것일 뿐이었습니다. 현 가요계의 세태를 비꼬는듯, 동종 업계 음악들의 무단 샘플링으로 얼룩진(?) 곡 '아으어우아으아'는 너무 얌전한 곡이었습니다. '원더기예단'이라는 곡에 이어 만화주제가풍의 '마도로스 K의 모험'이 이어졌고 '다음 시간에 계속'된다고 했습니다. 익숙한 동요 '악어떼'를 재구성하여 '사회의 폭력'에 대해 노래하는 '악어떼'에서는 떼창 시간이었죠.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준 '독수리'와 앵콜곡이자 랩이 가미된 '석봉아'를 들으면서 '장기하와 얼굴들'과 함께 붕가붕가 레코드가 이끌어가는 새로운 혼합 장르의 모습이 느껴졌습니다.

이날 처음 보게되기를 기대했던 팀은 '청포협'만이 아니었고 바로 두 번째 메인인 '청년실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바로 이제는 록큰롤 스타가 되어버린 장기하가 몸담었던 밴드로 더 잘 알고 있지만, 사실 청년실업의 음악은 '장기하와 얼굴들'의 음악에 근간이 될 만한 소리들을 들려주었습니다. 장기하 외에도 두 멤버는 '목말라'와 '이기타'였는데 이기타는 과거 '눈뜨고 코베인'의 '깜악귀'와 함께 '프리마켓' 공연에서 본 기억이 있습니다. '청년실업'이라는 밴드 이름다운 곡 '쓸데없이 보냈네'로 시작되었습니다. 허무한 하루를 한탄하는 듯한 이기타의 탄식 혹은 울부짖음이 인상적이었죠. 하지만 이제 한 사람은 로큰롤 스타가 되었고 다른 두 사람도 나름대로 직업이 있기때문에 '청년실업'이라는 이름은 스스로 모순이 되어버렸고, 목말라는 새로운 이름을 제안했습니다. 바로 '청년취업'이 아닌 '청년시럽'이었죠. 언어유희로 한국어의 묘미라고 할까요?

헤어진 애인을 냄새를 통해 회상하게되는 웃지못할 비극을 노래하는 '냄새나요', 진지한 나레이션이 인상적인 '착각', '장기하와 얼굴들'이 불러 더 유명해진 '기상시간은 정해져 있다'까지 한 곡 한 곡 인상적이었습니다. 방점을 찍은 곡은 바로 앵콜곡이었습니다. 그 전에 원래 준비했지만 하지 못하게된, 이기타가 만든 비운의 곡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모나코에서 생긴 일'이라는 곡으로 이기타 솔로로 들을 수 있었고, 데모로 듣고 좋지 않았다던 장기하의 뒷수습도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앵콜곡은 바로 '포크레인'이었습니다. 음악장르를 뜻한느 '포크(folk)'와 식사도구인 '포크(fork)'의 같은 발음과, 비를 뜻하는 '레인'을 더해 건설기계인 '포크레인(굴삭기)' 혹은 '포크음악의 비'를 뜻하는 '포크레인'의 언어유희를 펼쳐나가는 곡입니다. 이기타와 장기하가 주고받는 딴지는 또다른 묘미였죠. 장기하는 과거의 후덕함을 다시 찾아가는 느낌이 들더군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청포협'의 무대였습니다. 청포협 혹은 '관악청년포크협의회'는 '9', '치기 프로젝트', '그린티바나나', '언팩트그레이'이로 4인조 밴드로 처음이자 마지막 앨범인 '꽃무늬일회용휴지/유통기한'을 발표하고 '치기 프로젝트(이후 '도반', 현재 '생각의 여름'으로 활동)'의 군입대로 네 사람의 함께 무대에 오른 일이 없었다고 합니다. 나머지 세 사람도 거의 함께 공연하지 못하고, 자주 둘둘 짝을 의루어 공연을 하는 일이 많았다고 하죠. 저는 프리마켓에서 9와 그린티바나나가 '청포협'의 이름을 걸고 한 공연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더불어 2000년 이후의 홍대 앞 인디씬의 역사에서 족적을 남길 만한 두 밴드, '그림자궁전'과 '브로콜리 너마저'의 리더(각각 9와 그린티바나나)를 배출했다는 점만으로도 청포협의 의미는 크다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청포협을 그렇게 기다리던 이유는 그 의의에만 있지는 않았습니다. 청포협의 이름을 걸고 그들이 들려준 음악들은 추억으로 묻혀두기에는 너무 아까웠기 때문입니다.

'치기 프로젝트'의 '습기'를 시작으로 4년을 기다려온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치기 프로젝트의 간결하면서도 서정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곡입니다. 9는 일렉기타를, 다른 세 사람은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앉아있었죠. 치기 프로젝트의 보컬과 어쿠스틱 기타 연주를 9의 일렉기타와 다른 두 사람의 코러스가 돕는 형식이었고, 다른 곡들에서도 한 멤버의 곡을 다른 세 멤버들이 돋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어 '그린티바나나'의 타이틀곡 '꽃무늬일회용휴지'가 이어졌습니다. 90년대 가요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브로콜리 너마저'의 리더답게 이 밴드 음악의 근간이 느껴지는, 가요에 가까운 대중적인 포크음악이 그린티바나나의 매력이라고 하겠습니다. 제목에서도 '브로콜리 너마저'의 청승이 조금 느껴지지 않나요?

드디어 '언팩트그레이'의 노래를 직접 들을 수 있게되었습니다. 현재 장르는 제 각각이지만 뮤지션으로서의 길을 계속가는 세 사람과는 다르게, 대기업 회사원으로서 살아가는 그의 오랜만에 공연이기에 더욱 특별했죠. 그의 첫 곡은 바로 '내 모습'이었는데, 그린티바나나와 마찬가지로 90년대 가요에 가까우면서도, 그린티바나나보다는 좀 더 세련된 서정성이 더 두드러지는 점이 언팩트그레이의 매력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청포협 멤버로 화장실이 급했던 '9'의 곡이 두 곡 이어졌습니다. 9는 다른 세 멤버와는 다르게 좀 더 거친 포크음악을 들려주는데, 본인의 과거의 생각과 지금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지만, 좀 더 진정한 포크에 가까운 모습이 아닐까합니다.여백의 미가 강한 음악이 9의 매력이구요. 유명한 동요 '과수원길'이 첫 곡이었는데 중간에 그린티바나나의 돌발행동 때문에 진지한 분위기는 폭소로 물들었고, 덕분에 따라부르기 시간이 별도로 이어졌습니다.

9의 두 번째 곡은 '간격은 여전히 한 뼘'으로 가사보다 한숨같은 허밍에 더 많은 의미(제목같은 두 사람 사이의 간격)가 느껴지는 곡이죠. 그린티바나나의 감미로운 포크+발라드 '4', 얼마전에 '생각의 여름'이라는 이름으로 앨범을 발표한 치기 프로젝트의 앨범 타이틀 곡 '말'이 이어졌고, 마지막 곡은 정말 꿈만같았던 네 사람의 무대를 대변하는 듯한 언팩트그레이의 '꿈만같던'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앵콜곡이 이어졌죠. 무려 두 곡이나! 8090세대를 위한 두 곡이었는데 한 곡은 '신승훈'의 '미소 속에 비친 그대'로 싱얼롱을 위한 적절한 배려였죠. 하지만 두 번째 곡은 바로바로 '공일오비'의 '이젠 안녕'이었습니다. 이건 싱얼롱도 싱얼롱이지만, 이 곡은 '눈물'과 '마지막'을 위한 배려가 아니었나 합니다. 정말 눈물 흘릴 뻔 했으니까요.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거야'

그 노랫말처럼 '관악청년포크협의회'의 이름을 건 공연을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청포협과 우리들 사이의 '간격은 여전히 한 뼘'이니 어떤 '말'보다 강한 그들의 음악, '4' 사람의 모습으로 '꿈만 같던' 공연을 종종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입니다. 그리고 희귀반 청포협 1집을 들고가서 네 사람 모두에게 사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1집에서 특별히 선곡한 미니앨범을 두 장 입수하였습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청포협이 일 년에 한 두번, 혹은 한 계절에 한 번 정도는 공연을 하고 가끔 음반도 내서 주머니의 총알들을 빼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동영상은 http://loveholic.net 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2009/10/20 00:29 2009/10/20 00:29
Posted by blu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