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의 뒤를 이를 차세대 저장장치 전쟁에서 블루레이(Blu-ray) 진영이 HD DVD 진영에 승리를 거두면서 국내에는 이제 블루레이 타이틀만이 발매되고 있는데, 기다리고 기다리던 '반지의 제왕 확장판'이 블루레이로 발매되었습니다. 이미 발매된 극장판의 경우에는 관심도 주지 않았었는데 이번 확장판은 고민하다가 결국 장만하고 말았습니다.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아직 없는데도 말이죠. 한정판이란게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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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블루레이 트릴로지는 DVD 트릴로지의 12 disc를 뛰어넘는, 무려 15 disc로 발매되었습니다. 하지만 15 disc라고 하면 엄청난 용량의 블루레이가 15장이나 되는 줄로 오해할 소지가 있는데 15 disc의 구성은 '블루레이 6 disc + DVD 9 disc'의 구성입니다. 삼부작의 확장판이 DVD 확장판처럼 각각 2장의 블루레이에 담겨 있고 나머지 9장의 DVD에는 부가영상들이 담겨 있습니다. 부가영상만 DVD와 비교한다면 3장이 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수록된 영상들의 목록을 보면 DVD 확장판의 부가영상 6장에 새로운 영상이 담긴 3장이 추가된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블루레이 확장판에서 추가된 3장의 DVD에는 'Cotas Botes 다큐멘터리'가 담겨있습니다. 이 영상은 북미에서만 발매된 '반지의 제왕 확장판 limtied edition'에만 수록되었다고 하는데, 블루레이 확장판이 나오면서 다시 수록되었다네요. 결국 국내에서 limited edition이 수입되지 않은 점은 다행이라고 봐야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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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확장판 트릴로지 블루레이'의 묵직한 케이스입니다. DVD 확장판처럼 오래된 책같은 외형을 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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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은 바로 '확장판 트릴로지 DVD'입니다. DVD의 경우 확장판이 각각 본 영화가 개봉한지 1년지 지나 순차적으로 발매되었고 '왕의 귀환' 확장판이 나오면서 세 확장판을 수납할 수 있는 아웃케이스가 함께 발매되었었죠. DVD 확장판도 오래된 책 모양을 하고 있는데 각각 다른 색의 케이스에 담겨있어서 더 인상적이죠. 자세히 보면 블루레이 케이스와 DVD 케이스의 폰트가 비슷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DVD 확장판은 한때 국내 최고의  DVD 제작사였던 (지금의 역사의 뒤로 사라진) '스펙트럼 DVD'를 통해 발매되었죠. 스펙트럼 DVD의 제품들에 뛰어난 패키지들이 많았지만, 반지의 제왕 확장판이 영화 자체 뿐만 아니라 외형적인 면에서도 국내 DVD 패지키 가운데 최고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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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아웃케이스 자체가 그런 무늬지만, 이제 구입한지 약 10년 가까이 되는 케이스라 세월이 흔적이 느껴지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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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 원정대'의 개봉 후 3년 동안 꾸준히 모은 "collector's DVD gift set"에 포함된 석상들입니다. '반지 원정대'에서는 영화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아라고나스 석상'이, '두개의 탑'에서는 영화의 중심에 등장하는 '골룸'이, 그리고 '왕의 귀환'에서는 멋진 위용을 보여주었던 '미나스 티리스'가 각각 석상으로 제작되어 국내에 한정 수량 수입되었습니다.

각 gift set에서는 확장판 블루레이에서 볼 수 없는 bonus DVD가 포함되어 가치를 높여줍니다. 1편에는 '반지의 제왕으로의 초대'라는 다큐멘터리 DVD가, 2편에서는 '골룸 DVD'가, 그리고 3편에서는 '심포니 DVD'가 수록되었습니다. 다만 '지의 제왕으로의 초대' DVD는 초기에 심의 문제로 석상에 포함되지 못했었고, 별도로 발매되었다가, 2편의 확장판이 발매되면서 초도 한정으로 증정되었었죠. 저는 3년 동안 초판으로 꾸준히 모아서 모두 모을 수 있었네요.

당연히 영화 본편의 화질은 DVD가 블루레이를 따라갈 수 없겠죠. 플레이스테이션 2를 이용해 52인지 LCD TV를 통해 DVD 확장판을 감상했을 때 확실히 화질이 아쉽더군요. 하지만 패키지나 gift set을 보았을 때 소장가치는 DVD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3년 동안 겨울마다 모았던 추억들을, 한 번에 발매된 블루레이 패키지가 따라갈 수는 없죠.

요즘 블루레이 ODD가 10만원대로 저렴해졌던데, 조만간 PC에 장착해서 감상하는 기회를 가져야 겠습니다.
2011/08/02 15:23 2011/08/02 15:23
Posted by bluo
딱히 보고 싶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맞아서 보게된 영화. 법정물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큰 기대 없이 본 영화.

주인공 '할러'는 대를 이어 범죄자들의 편에서는 변호하는, 그의 운전기사 말처럼 'street lawyer', 우리말로 '양아치 변호사'로, 의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합법적인 방법도 서슴치 않는다. 그런 변호사가 호적수의 의뢰인을 만나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바로 이 영화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이다.

영어 제목은 'the Lincoln Lawyer'로 우리말 제목이 정확한 해석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당히) 성공한 변호사'를 의미하는 제목이 아닐까 한다. 할러는 양아치 변호사이지만 무고한 의뢰인을 죄인으로 만드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는 양심 정도는 갖고 있는 사람으로 그 양심의 문제가 이 영화의 중심이다. 양아치 변호사의 약점을 노리고 찾아온 독한 의뢰인 '루이스 룰레'와의 두뇌 싸움으로 영화는 진행된다.

한 사건 속에 다른 사건을 연관시키는 액자식 구성과 변호인으로서의 의무를 교묘히 이용한 두뇌 싸움은 영화를 매우 흥미롭게 한다. 더불어 적당한 연기와 감정의 호소에 이성적 판단을 못하고 흔들리기 위한 미국식 배심원 제도를 적당히 비꼬는 점도 재미있다. 그리고 그 배심원 제도가 갖을 수 있는 편견에는 인종문제와 빈부격차 문제를 바탕으로 미국 법정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두뇌 싸움으로 마지막 까지 긴장을 놓칠 수 없고, 양아치 변호사 답게도 적절한 시기에 몽둥이(?)를 사용할 줄 아는 위트는 법이 할 수 없는 '정의 구현'을 대신하여 통쾌함을 선사한다.

또한 재미있는 점은 영화 속에서 보이는 LA의 전경이다. 양아치 변호사와 그와 단골인 폭주족들이 달리는 거리의 전경은 역시 캘리포니아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게임 'GTA : San Andreas' 속의 거리와 너무나도 닮아있다. 게다가 영화 속에 흐르는 힙합음악은 갱스터물을 떠오르 게하고, 화면 분할 기법을 이용한 오프닝은 GTA의 인트로를 떠오르게 하기에 충분하다. GTA와 적절히 결합한 범죄 스릴러 게임으로 만들어지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만 아쉬운 점은 할러의 여동생과 결정적 증인이 만나게 되는 점이 때마침 너무나 '우연적'이라는 점이다. 그 점만 제외한다면 제법 잘 짜여진 찰진 법정 스릴러가 아닐까 한다. 별점은 4.5개
2011/07/03 02:14 2011/07/03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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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영웅물의 시작 '전우치'.

사실 영화 '전우치'는 '장동건', '원빈'을 이어가는 차세대 주연급 꽃미남 배우 '강동원'이 주연이라는 점보다도 톱니바퀴처럼 치밀한 각본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은 '범죄의 재구성'과 '타짜'의 '최동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점이 더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상업영화가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보이는 우리나라이지만 변변한 히어로물은 없었기에, '한국형 히어로물'을 표방하는, 대놓고 상업영화를 표방하는 '전우치'는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죠.

여러 복선들이 날실과 씨실로 얽혀, 탄탄한 전개를 보여주었던 최동훈 감독은 전우치에서도 역시 그의 실력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권선징악'이라는 전형적인 구조를 탈피하기 어려운 영웅물이기에, 냉혹한 현실을 비웃는 지난 작품들과는 다르게 반전은 약하지만요.

하지만 이 영화의 의미는 기대하지 않았던 배우 '강동원'의 재발견이라고 하겠습니다. 우수로 가득찬 눈빛의 그가 능글맞은 날라리 도사 '전우치'을 능청스레 연기하는 모습에서, 단지 모델출신의 꽃미남 배우로만 생각되었던 그에 대한 편견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연기력을 갖춘 차세대 주연급 배우의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이죠.

'범죄의 재구성', '타짜'처럼 맛깔스러운 연기파 주조연들, '김윤석', '유해진', '임수정', '염정아', '백윤식' 등의 적절한 배치는 역시 최동훈 감독 작품임을 알 수 있었죠. 한국형 영웅물의 가능성을 보여준, 후속편이 기대되는 '전우치' 별점은 4개입니다. 
2010/02/18 20:31 2010/02/18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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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Titanic)'으로 영화사에 흥행기록을 갈아치웠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12년 만의 신작 '아바타(Avatar)'.

수년전부터 제작 소식과 각종 추측이 무성했던 영황 '아바타'는 우선 기대보다는 우려가 매우 컸던 영화였습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무려 12년만의 신작이라는 점과 감독의 필모그라피에 새로운 행성을 그려낸 본작과 비슷하게, 바닷속 세상을 신비롭게 그려낸 '어비스'라는 작품의 실패가 있었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오랜 제작 기간이 작품의 뛰어남과는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 너무 많은 정보가 철저하게 비밀리에 진행되었다는 점도 그러했습니다.

그리고 약 두 달전에 드디어 공식 예고편이 공개되었고, 지나친 우려를 잠재울 수 있었지만 마치 '온라인 게임의 동영상'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 또 다른 논란이 되었죠. 그리고 드디어 이번주 17일 개봉하면서 전세계에 공개되었습니다. 추청 제작비가 최소 '3억 달러(최대 5억 달러)'라는 사상 최고의 제작비답게 영화 내낸 보여지는 CG는 눈을 즐겁게 합니다. 아니, CG라는 사실을 알아챌 수 없을 정도로요. 이미 2000년대 초반 '매트릭스'와 '반지의 제왕', 두 삼부작이 CG의 신기원을 만들어지만 두 영화는 상영시간 내내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상들이었는데 반해, '아바타'가 행성 '판도라'의 모습은 원색의 또다른 세상이었습니다.

주인공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은 해병대 출신으로 작전 수행 중 부상으로 하반신 불구가 되었고, 아바타 프로젝트에 우연한 기회에 참가하게 되면서, 행성 '판도라'에서 외계종족의 몸을 통해 새로운 세상과 다시 '걷기'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매트릭스'와 같은 거대한 가상현실처럼 '꿈과 현실'의 모호함에 고민하게 됩니다. 둘 다 현실이지만 외계 종족을 통해 겪는 체험은 분명 지금까지와는 다른 현실이기에 꿈이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하반신 불구라는 현실보다 외계 종족을 통해 겪는 꿈이 더욱달콤합니다. 외계종족의 이름이 우리말로 '나비'라는 점은 대단히 흥미롭습니다. 장자가 이야기하는 '호접지몽'이 바로 제이크 설리가 겪는 모습인데, 호접지몽이 바로 '나비의 꿈'이라는 뜻이기에 한국인들에게는 영화 속 상황과 사자성어가 묘한 일치를 이루게 되죠.

올해 개봉한 '디스트릭트 9'에서도 그랬고 이제는 SF영화에서 지구인이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되는 모습이 그려지는데 아바타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수천명의 지구인 중 주인공(외계인 측 지구인 중 유일한 전투형?)과 양심적인 과학자들과 조종사 등 몇몇을 제외한 지구인의 사고방식, '자원을 위해서 협조하지 않으면 무조건 적'은 마치 미국의 최근 모습(이라크, 아프카니스탄)을 은근히 비꼬고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도 그들은 미국인이고 장소만 지구에서 행성 판도라로 바뀌었을 뿐이죠.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나비 종족의 모습은 인류의 역사에서 제국주의의 피해자인 아프리카인, 아시아인 그리고 북아메리카 인디안의 모습을 닮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부족사회에 족장과 주술사, 제정분리로 이끌어가는 사회와 각종 의식들은 아프리카와 북아메리카 등의 부족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영혼의 나무를 섬기고 모든 생명체들이 이어져있다는 나비 종족의 사상은, 대지모 신앙과 샤머니즘, 물아일체 사상 등을 볼 수 있고 그들의 부족이름에서는 토테미즘도 느껴집니다.

제목 '아바타(Avatar)'의 이중적 의미도 흥미롭습니다. 신이 인간의 몸을 빌려 현세에 나타나는, '화신(化身)'을 의미하는 본래 뜻이 최근에는 가상사회에서 자신의 분신을 나타내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죠. 행성 판도라를 침략하는 지구인의 입장에서 인간과 나비 종족의 유전자를 조합하여 탄생시킨 아바타 프로젝트는 분명 가상사회의 분신과 마찬가지 입니다. 후반 영화에서 보여지지만 온라인 게임에서 케릭터가 죽는다고 플레이어가 죽지 않듯이, 아바타가 죽는다고 그것을 조종하던 인간이 죽지 않는 것처럼요. 하지만 나비 종족의 입장에서 아바타 프로젝트를 통해 나타난 '제이크 설리'는 신이 현세에 나타난 '화신', 그 본래의 의미로 다가갑니다. 종족에게 닥친 위기에서 부족을 규합하고 종족을 구한다는 그들의 신화 혹은 전설처럼, 그리고 제이크 설리를 흔들리게하는 나비 종족의 '네이티리'의 증조할아버지처럼 말이죠.

나비 부족 연합을 무참히 괴멸시키던 침략자(인간)의 우세는 행성 판도라의 대자연이 보낸 짐승들의 공격에 의해 역전됩니다. 거대 초식동물들의 돌격은 우아하고 통쾌하며, 포식자 육식동물이 네이티리에게 꼬리를 내리고 교감하는 모습은 아름답고 찡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행성 판도라의 모든 것들이 서로 공생하는 '공동체'임을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죠.

역시 저도 지구인이지만 지구인의 대패가 이렇게 통쾌하게 느껴지니,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충분히 성공적입니다. 화려한 볼거리 외에도, 파멸을 향해 달려가는 지구인에게 자연보호과 공생이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다시 전하는 영화 아바타, 별점은 4.5개입니다.

2009/12/22 01:10 2009/12/22 01:10
Posted by bluo
제작자의 이름에 올려진 '피터 잭슨'이라는 이름만으로 초 기대작이 되었던 '디스트릭트 9(District 9)'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감히 제가 올해 본 영화들 중 최고로 뽑겠습니다.

뉴스와 인터뷰, 그리고 자료화면을 교차편집한 전반부는 시사회 후기들처럼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상공에 나타난 엄청난 우주선, 그 우주선을 타고온 외계인은 지구침공이나 우주정복이 목적도 아니었고 압도적인 초능력 시범이나 과학기술을 전수하지도 않습니다. 단지 굶주림에 허덕이는 난민에 불과했죠. 그리고 그들은 요하네스버스의 외계인 난민촌인 '디스트릭트 9(9 구역)'에 거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20년이 지나면서, 지구에서 변변한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던 외계인들의 거주구역은 그대로 슬럼화되면서 외계인의 범죄는 나날이 증가하고 나이지리아 갱들까지 등장하면서 주변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시한폭탄이 되고 맙니다. 하지만 그들은 남아공의 국민이 아닌 외계인이기에 남아공 정부가 자체적으로 해결 불가능해지자 세계연합의 대리자로서 다국적기업 'MNU'가 외계인 난민촌을 요하네스버스 외곽의 '디스트릭트 10'으로 백만이 넘는 외계인의 이주를 집행할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되죠.

핸드헬드카메라 기법을 적절히 사용하여 다큐멘터리의 느낌을 내면서도 이 신비로운 '외계인'의 실체(?)를 밝히는데 게으르지 않습니다. MNU가 세계 2위의 무기제조업체라는 점과 외계인들이 자신들만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갖고 있는 것이 드러나면서 이야기 퍼즐의 조각은 완성되죠. 신비한 무기와 그것을 노리는 다국적기업의 움직임, 음모의 냄새가 풀풀 풍기지 않나요?

하지만 영화는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초점의 중심을 정의로운 요원이 아닌, 하루아침에 MNU의 직원에서 지명수배자로 전락한 주인공 '비커스'의 입장에서 풀어나갑니다. 그리고 시작되는 그의 처절한 투쟁이 바로 이 영화의 핵심이죠. 소시민으로서 거대한 시스템(정부, 국가, 혹은 다국적 대기업)에 대항한 투쟁은 이미 여러 영화들에서 그려져왔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외계인'이라는 SF 소재가 결합되면서 이 영화를 특별하고 화려하게 합니다. 더불어 다큐멘터리 같았던 영화는 액션 영화로 녹아듭니다. 더 이상은 스포일러가 심하니 그만하도록 하죠.

지구인 주인공 비커스와 외계인 주인공 '크리스토퍼'의 신뢰는 개인적으로 어린 시절에 보았던 SF 영화 한 편을 떠올립니다. 지구인과 외계인의 우주전쟁으로 시작되는 영화인데, 지적 생명체가 없는 행성에 불시착한 지구인 조종사와 외계인 조종사가 서로 적이었던 상대에게 마음을 열고 도와가며 행성에서 살아나가는 모습을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그 외계인은 지구인과는 다르게 남성과 여성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 자웅동체로서, 자식을 남기고 죽게되고 지구인 주인공이 그 자식을 아들로서 키운다는 내용이었죠.

영화의 절정에서 외계무기들의 실전 시범(?)에서 보여준 성능은 통쾌하더군요. 그 대상이 누구냐에 관계 없이요. 그리고 큰 여운을 남기는 결말은 혹시나 가능하다면 후속편을 기다리게 합니다. 물론 나온다면 통쾌한 대학살극(?)이 되겠죠. 정부와 대기업, 그리고 언론의 삼위일체가되어 진실을 은폐하고 한 개인을 억압하는 현실은 왠지 남의 이야기같지 않습니다. 볼거리도 볼거리지만, 깊은 여운과 많은 생각할거리를 남긴 영화 '디스트릭트 9' 별점은 5개입니다.
2009/10/20 15:09 2009/10/20 15:09
Posted by bluo